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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릎이 아파온 경험, 저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아픈지 몰랐습니다. 나중에야 원인이 케이던스와 보폭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케이던스가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러닝 케이던스

케이던스(SPM)란 무엇이고, 왜 무릎이 아픈 걸까

저는 50대 중반입니다. 11년 전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전절제 수술을 받은 뒤, 오랫동안 퇴근 후에는 침대에 눕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몸에 힘이 없으니 운동은 늘 '나중에'가 됐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2024년 11월,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밖으로 나갔습니다. 걷다가 문득 뛰어봤는데, 1분도 채 못 버티고 멈췄습니다. 그래도 그날부터 달리기가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케이던스(SPM, Steps Per Minute)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습니다. 여기서 케이던스란 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1분에 발걸음을 몇 번 내딛는지 세는 수치입니다. 달리기 앱을 켜면 운동 시간, 거리, 페이스와 함께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보 러너는 빨리 달리고 싶은 마음에 보폭을 크게 해서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도 그랬습니다. 보폭이 커지면 케이던스는 자연히 낮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오버스트라이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버스트라이딩이란 발이 신체 질량 중심보다 훨씬 앞쪽에 착지하는 현상으로, 이때 무릎 관절에 큰 충격이 집중됩니다. 초보 러너에게 무릎 통증이 잦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케이던스를 현재보다 5~10% 높였을 때 무릎·엉덩이·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의미 있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PubMed, Heiderscheit et al., 2011). 제가 직접 써봤는데, 총총총 걸음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달리고 난 뒤 무릎 부담이 줄어드는 느낌이 실제로 달랐습니다.

세계적인 러닝 코치 잭 다니엘스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50여 명의 엘리트 선수를 직접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케이던스 180 SPM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그는 180 SPM을 효율적인 달리기의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출처: Jack Daniels, 『Running Formula』). 다만 180이라는 숫자가 모든 러너에게 반드시 맞아야 하는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달리는 속도, 신체 조건, 훈련 수준에 따라 적합한 수치는 달라집니다.

  • 케이던스(SPM): 1분당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
  • 오버스트라이딩: 신체 질량 중심보다 앞쪽에 착지하는 동작으로 무릎 부하를 높임
  • 케이던스를 5~10% 높이면 주요 관절 충격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 있음
  • 잭 다니엘스의 180 SPM 기준은 참고치이지 절대 목표치는 아님
요약: 케이던스를 높이면 오버스트라이딩이 줄고 무릎 부하가 낮아지지만, 180 SPM은 참고 기준일 뿐 모든 초보 러너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수치는 아닙니다.

 

오버스트라이딩 없이 보폭을 다루는 법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케이던스 숫자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처음 러닝을 할때는 180이라는 수치를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더니, 숫자를 억지로 올리려고 발을 빠르게 놀리다 보면 오히려 종아리와 발목에 뭔가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났습니다. 자연스러운 리듬이 깨진 것입니다. 이건 제 경험상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러닝 이코노미(Running Economy)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러닝 이코노미란 같은 속도로 달릴 때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쉽게 말해 에너지 낭비 없이 달리는 능력입니다. 케이던스와 보폭의 균형이 잘 맞을수록 러닝 이코노미가 향상됩니다.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낮은 케이던스로 달리면 보폭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 순간 오버스트라이딩 위험이 높아집니다.

보폭(Stride Length)은 한 걸음을 내딛었을 때 이동하는 거리입니다. 속도는 케이던스와 보폭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즉 빠르게 달리려면 두 요소 모두 중요하지만, 근력이 충분히 쌓이기 전에 보폭만 억지로 늘리는 것은 부상의 지름길입니다. 제가 3개월 동안 1분 뛰고 걷기를 반복하면서 가장 잘한 것이 보폭을 욕심내지 않은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케이던스를 개선하고 싶다면 갑자기 큰 폭으로 올리기보다, 현재 수치에서 5~10 SPM 정도만 높이는 연습을 권합니다. 메트로놈 앱으로 박자를 맞추며 달리거나, 손박자를 탁탁 치며 왼발 리듬을 맞추는 방법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제가 초반에 썼던 방법인데 어색함이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또한 달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확인하면, 제가 생각한 자세와 실제 자세가 얼마나 다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영상을 봤을 때 엉덩이가 생각보다 훨씬 뒤로 빠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미드풋 착지(Midfoot Strike)도 케이던스 개선과 함께 따라오는 변화입니다. 미드풋 착지란 발뒤꿈치가 아닌 발 중간 부위로 지면에 닿는 방식으로, 충격 흡수가 고르게 분산되어 관절 부담이 줄어듭니다. 케이던스를 높이고 보폭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착지 지점이 신체 질량 중심 가까이로 당겨지며 미드풋 착지가 유도됩니다.

요약: 케이던스와 보폭은 함께 관리해야 하며, 보폭을 욕심내기보다 먼저 자연스러운 케이던스를 몸에 익혀 오버스트라이딩을 줄이는 것이 초보 러너에게 실질적으로 안전한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달리기 초보인데 케이던스가 160 이하입니다. 바로 올려야 하나요?

A. 갑자기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오히려 종아리나 발목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번에 5~10 SPM 정도씩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제 경우에도 3개월에 걸쳐 서서히 올렸고, 그 과정에서 큰 불편함 없이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Q. 케이던스 180 SPM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수치인가요?

A. 180 SPM은 잭 다니엘스가 엘리트 선수 관찰을 바탕으로 제시한 참고 기준이지, 모든 러너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는 아닙니다. 달리는 속도가 느릴수록 케이던스도 자연히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숫자보다 오버스트라이딩 여부와 착지 위치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Q. 케이던스를 확인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A. 스마트폰에서 런데이, 삼성헬스 같은 달리기 앱을 켜고 달리면 실시간으로 SPM이 표시됩니다. 앱 없이 확인하고 싶다면 15초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세고 4를 곱하면 됩니다. 스마트워치가 있다면 대부분 자동으로 케이던스 수치를 기록해줍니다.

 

Q. 케이던스를 높이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나요?

A. 달리기 속도는 케이던스와 보폭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케이던스만 높인다고 속도가 자동으로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버스트라이딩이 교정되고 러닝 이코노미가 개선되면 같은 에너지로 더 오래, 더 편하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빠른 속도는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결론

저는 갑상선 전절제 수술 후 오랫동안 운동을 못 했던 50대입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좋은 케이던스란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내일도 다시 달리게 해주는 리듬이라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180 SPM을 맞추려 했다면 저는 아마 발목 통증으로 일찌감치 그만뒀을 겁니다. 욕심을 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오버스트라이딩을 피하는 작은 발걸음을 반복한 것이 지금까지 달릴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케이던스와 보폭은 숫자로 관리하기 전에 몸으로 먼저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험이 달리기를 막 시작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NT4CRkSxLs&t=47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