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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도 러닝 대회에 한번 나가볼까?"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달렸는데, 어느 정도 달리는 시간이 늘어나면 혼자 달리는 것과 실제 러닝 대회에서 달리는 것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집니다. 저도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는 대회에 나간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2024년 11월, 저는 처음으로 밖에 나가 1분을 뛰고 걷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1분이 어떻게 10km 대회 완주로 이어졌는지, 솔직히 저도 아직 신기합니다. 러닝 대회는 혼자 달리는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출발선의 분위기, 옆 사람의 발소리, 예상 밖의 체력 소진. 이 글에서는 훈련 계획부터 페이스 조절, 에너지젤 활용까지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훈련 계획: 10km와 하프마라톤은 어떻게 다를까?
10km와 하프마라톤은 모두 러닝 대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거리입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10km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인 만큼 페이스와 심폐 능력이 중요하고, 하프마라톤은 장시간 달릴 수 있는 지구력과 페이스 조절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10km를 처음 도전하는 러너라면 "10km를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하프마라톤은 21.0975km를 달려야하기 때문에 단순히 10km를 잘 달린다고 바로 도전하기에는 부담이 큼니다. 특히 후반부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장거리 러닝에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처음 대회에 참가한다면 자신의 현재 러닝 수준을 고려해 목표 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차곡차곡 쌓인 주간 마일리지(mileage)가 레이스 당일 몸을 만들어준다는 원리입니다. 여기서 마일리지란 일정 기간 동안 달린 총 누적 거리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오늘 몇 km를 뛰었느냐가 아니라, 지난 몇 주 동안 얼마나 꾸준히 달려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렇다면 주간 훈련은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요? 제가 참고한 훈련 방식에 따르면 장거리 런(long run)은 주 2~3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여기서 장거리 런이란 레이스보다 다소 느린 페이스로 10km 이상을 달리는 훈련으로, 유산소 기반 체력과 근지구력을 동시에 기르는 핵심 훈련입니다. 그리고 거리만 늘리는 게 아니라 속도를 조금 달리해서 변화를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번은 천천히 15km, 다음엔 조금 빠른 페이스로 10km 식으로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대한육상연맹에 따르면 초보 마라토너의 경우 주간 누적 거리 100km 전후를 꾸준히 소화한 경험이 있다면 하프마라톤 완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출처: 대한육상연맹). 저는 이 수치를 보고 나서야 "아, 진짜로 한 번에 긴 거리보다 꾸준한 습관이 더 중요하구나"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10km 훈련을 하다 보면 7km 구간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뛰어봤는데 이건 정말 맞는 말입니다. 갑자기 지겹고, 언제 끝나나 싶은 그 구간. 이때 페이스메이커(pace maker), 즉 함께 달리며 속도를 맞춰주고 리듬을 잡아주는 러닝 파트너의 존재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혼자라면 그 지점에서 걸었을 것 같은데,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달라집니다.
- 하프마라톤 준비 시 훈련 최대 거리는 15km로 충분, 무리한 풀거리 훈련은 부상 위험
- 장거리 런은 주 2~3회, 매회 거리보다 속도 변화를 주며 단조로움을 깬다
- 주간 마일리지 100km 전후 누적이 하프마라톤 완주의 현실적인 기준점
- 7km 구간은 멘탈이 흔들리는 구간, 페이스메이커나 러닝 파트너를 적극 활용
페이스 조절과 에너지젤: 레이스 당일 무너지지 않으려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첫 10km 대회에서 저는 출발 직후 주변 분위기에 완전히 휩쓸렸습니다. 옆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치고 나가고, 응원 소리가 들리고, 저도 모르게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6km 지점부터 다리가 무거워지고, 마지막 2km는 정말 버티는 수준이었습니다. 걷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사실 하나로 위안을 삼았지만, 레이스 내내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페이스 조절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러닝에서 페이스(pace)란 1km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6분 페이스"라고 하면 1km를 6분에 달린다는 뜻입니다. 대회에서 이 페이스를 초반부터 너무 빠르게 잡으면 후반부에 급격한 피로가 몰려오는 이른바 '페이드 아웃(fade out)' 현상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페이드 아웃이란 초반 과속으로 에너지를 소진해 후반에 급격히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초보 러너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실수입니다.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은 초보 러너의 하프마라톤 레이스 전략으로 전반 10km를 목표 페이스보다 5~10초 느리게 달리고, 후반에 서서히 끌어올리는 네거티브 스플릿(negative split) 전략을 권장합니다(출처: World Athletics). 네거티브 스플릿이란 전반보다 후반을 더 빠르게 달리는 페이스 운영 방식입니다. 말은 쉽지만 실전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훈련에서 미리 연습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에너지젤(energy gel)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에너지젤이란 달리기 중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젤 형태의 스포츠 영양제입니다. 이걸 대회 당일 처음 써보는 분들이 꽤 있는데, 저는 그게 꽤 위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위장이 예민한 분들은 처음 접하는 제품에서 소화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에너지젤은 반드시 훈련 중에 먼저 테스트해야 합니다. 뛰기 약 30분 전에 섭취하면 초반 달리기에서 몸이 더 빠르게 활성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엘카르니틴(L-Carnitine)과 과라나 씨앗 카페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들은 체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도록 돕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게 장거리 레이스에서 체력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회 당일 가장 중요한 원칙은 "새로운 것은 시도하지 않는다"입니다. 새 러닝화, 처음 먹어보는 음식,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에너지젤. 이것들은 모두 훈련에서 먼저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달리는 자세 측면에서도, 어깨가 과하게 흔들리거나 팔이 몸 앞에서 크게 교차되면 에너지 손실이 커집니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서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게 당연하지만, 팔·다리·호흡이 하나의 리듬으로 맞춰지기 시작하면 같은 속도라도 훨씬 덜 힘들게 달릴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리듬이 잡히는 순간이 러닝이 진짜 즐거워지는 시점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프마라톤 준비할 때 훈련에서 꼭 21km를 뛰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 있고, 저도 이 쪽에 동의합니다. 훈련에서 15km까지만 소화해도 하프마라톤 완주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단일 훈련 거리보다 꾸준히 쌓은 주간 마일리지이고,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가 부상이 생기면 오히려 대회 자체를 못 나가는 상황이 됩니다.
Q. 10km 대회에서 초반에 빠르게 달리면 안 되나요?
A. 초반 과속이 괜찮다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후반에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가 초반 페이스 실수였습니다. 출발선 분위기에 흥분해서 자신의 평소 페이스보다 훨씬 빠르게 뛰면, 6~7km 지점부터 급격히 힘이 빠지는 페이드 아웃 현상이 나타납니다. 초반 1~2km는 의도적으로 조금 느리게 잡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Q. 에너지젤은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달리기 시작 15분 전에 섭취하면 초반 체력 부스팅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위장 반응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대회 당일 처음 먹어보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훈련 중에 적어도 두세 번 먼저 테스트해서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달릴 때 팔이 금방 피로해지는데 이게 정상인가요?
A. 초보 러너라면 충분히 정상입니다. 처음에는 리듬이 없어서 팔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달리기의 리듬이란 팔·다리·호흡이 하나로 맞춰지며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천천히 달리면서 이 리듬을 먼저 익히면, 나중에는 팔 피로가 확연히 줄어드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론
저는 1분을 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1분이 3km가 됐고, 10km 대회를 완주했고, 지금은 하프마라톤을 목표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가장 도움이 됐던 건 한 번에 멀리 뛰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꾸준히 작은 거리를 쌓아나간 것이었습니다.
러닝 대회는 기록이 전부가 아닙니다. 훈련에서 쌓은 마일리지를 믿고, 출발선에서 페이스를 지키고,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마지막까지 달리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대회의 본질입니다. 지금 3km, 5km를 달리고 있는 러너라면 너무 먼 목표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천천히 달리다 보면 어느 날 10km가, 그리고 21.0975km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