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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 영양제 타이밍 (활성산소, 콜라겐, 크레아틴 섭취법)

cashpangpang 2026. 8. 10. 00:10

목차


    갑상선 전절제 수술 후 러닝을 시작하고 1년 반이 지나도록, 저는 운동이 끝나면 제일 먼저 고용량 비타민 C부터 챙겨 먹곤 했습니다. 활성산소가 몸을 늙게 만든다는 말을 믿었고, 운동할수록 활성산소가 많아진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제 운동 효과를 절반 이하로 깎아먹고 있었습니다. 먹는 타이밍 하나가 이렇게 결정적일 수 있다는 걸, 이 글에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영양제 알약들이 모여 있는 모습

     

    활성산소는 정말 무조건 없애야 할까요?

    저도 처음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라는 말만 들으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활성산소란 세포 호흡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불안정한 산소 분자로, 과잉 상태에서는 세포를 손상시키지만 적당한 수준에서는 신체 내부의 적응 신호로 작동합니다. 그러니까 운동 중에 활성산소가 생기는 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몸이 더 강해지기 위한 자극인 셈입니다.

    제가 간과했던 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운동이 끝나고 고용량 비타민 C를 바로 먹으면, 이 적응 신호 자체를 차단해 버립니다. 구체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 — 가 활성산소 자극을 받아야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생성되는데, 그 신호를 항산화제로 지워버리면 미토콘드리아 적응이 억제됩니다. 실제 연구에서 비타민 C 1,000mg을 운동 전후에 고용량으로 투여한 그룹은 PGC-1α(미토콘드리아 생합성 조절 인자) 농도가 20% 감소했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그룹은 약 40%까지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처: Journal of Physiology, Gomez-Cabrera et al., 2008). 60%p 차이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먹어야 할까요? 운동 후 약 8시간이 지나야 이 적응 신호 전달이 마무리됩니다. 저녁 7~8시에 달리는 분들이라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고용량 비타민 C를 챙기는 게 오히려 맞습니다. 운동 직전·직후에는 파프리카, 베리류, 레몬처럼 식품 형태의 저용량 비타민 C 정도는 문제없습니다. 연구 기준으로 500mg 이하는 적응 신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저용량 범위에 해당합니다.

    • 운동 직전·직후: 고용량 비타민 C 섭취 금지 (500mg 이하 식품 형태는 허용)
    • 운동 후 8시간 이후(다음 날 아침): 고용량 항산화제 섭취 권장
    • 활성산소는 운동 적응을 위한 긍정적 신호 — 이 8시간을 '기회의 창'으로 활용해야 함
    요약: 운동 후 고용량 비타민 C를 바로 먹으면 미토콘드리아 적응 신호가 차단되므로, 섭취는 운동 8시간 이후로 미뤄야 운동 효과가 제대로 쌓입니다.

     

    콜라겐과 크레아틴, 러너에게 정말 필요한 조합인가요?

    러닝 기간이 늘어나면서 저는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근육통은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는데, 무릎 아래 건(腱) 부위나 발목 인대 쪽 피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을 하며 호주산 목초육(그래스페드) 소고기처럼 양질의 단백질은 매일 충분히 챙겨 먹고 있었는데도요. 알고 보니 근육의 재료는 단백질이지만, 건과 인대의 재료는 콜라겐(Collagen)이었습니다. 콜라겐이란 우리 몸의 결합 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구조 단백질로, 인대·건·연골·피부 등 탄성이 필요한 조직의 핵심 성분입니다. 고강도 달리기는 근육뿐 아니라 건과 인대를 반복 자극하는 운동인데, 저는 이쪽 재료를 전혀 보충하지 않고 있었던 셈입니다.

    제 경우에도 실제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콜라겐을 먹기 시작하고 나서 4주가 지났을 무렵, 훈련 다음 날 아킬레스건 쪽 뻐근함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단, 제품 선택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큰 고분자 콜라겐은 장점막을 통과하지 못해 흡수가 거의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저 역시 처음에 이 부분을 그냥 넘겼다가 제대로 된 제품을 고르지 못했습니다. 분자량 5,000 달톤(Da) 이하의 저분자 가수분해 콜라겐 펩타이드를 골라야 장에서 흡수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란 콜라겐 단백질을 효소로 분해해 분자 크기를 줄인 형태로, 소장 흡수율이 일반 콜라겐 대비 월등히 높습니다(출처: Nutrients, Shaw et al., 2017).

    섭취 타이밍도 비타민 C와 다릅니다. 콜라겐은 혈중 농도가 피크일 때 건·인대 합성에 가장 잘 활용되기 때문에, 운동 1~2시간 전에 미리 먹어두는 것이 권고됩니다. 퇴근길에 단백질 쉐이크와 저분자 콜라겐을 함께 챙겨 먹고 달리는 방식이 제가 지금 실천하는 루틴입니다. 이때 저용량 비타민 C를 함께 복용하면 비타민 C가 조효소(Coenzyme), 즉 효소 반응을 보조하는 물질로 작용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합니다. 고용량은 필요 없고, 100mg 내외면 충분합니다.

    크레아틴(Creatine)은 어떨까요? 저도 예전엔 도핑 물질이나 보디빌더 전용이라는 오해가 있었는데, 크레아틴은 근육에 원래 존재하는 에너지 대사 물질입니다. 크레아틴 인산(Phosphocreatine)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가 고강도 운동 시 ATP(세포 에너지 화폐)를 빠르게 재합성하는 데 쓰입니다. 쉽게 말해 근육의 순간 출력과 반복 수행 능력을 높여주는 연료 탱크를 키우는 역할입니다. 참고로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가 높게 나오면 신장 기능 이상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크레아틴이 대사 된 후 노폐물로 배출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신장 기능 악화와는 무관합니다. 크레아틴은 타이밍보다 꾸준한 복용이 핵심이라 매일 일정량씩 섭취해 근육 내 농도를 유지하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다만 근육 내 수분 저장이 늘어 체중이 소폭 증가할 수 있어, 체중 감량이 기록에 직결되는 풀마라톤 중심 러너보다는 10km·하프마라톤·근력 병행 러너에게 더 적합합니다.

    요약: 러너의 부상 예방에는 단백질만으로 부족하며, 저분자 콜라겐(운동 1~2시간 전 + 저용량 비타민 C 병용)과 크레아틴(꾸준히 매일)의 조합이 건·인대 회복과 운동 수행력을 함께 끌어올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운동 후에 비타민 C를 바로 먹으면 정말 운동 효과가 줄어드나요?

    A.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 그렇습니다. 고용량(1,000mg 이상) 비타민 C를 운동 직후 섭취하면 활성산소 신호가 차단되어 미토콘드리아 적응이 억제되고, PGC-1α 농도가 약 20% 감소한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저도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꽤 오래 그렇게 먹었으니, 뒤늦게 알아도 지금부터 바꾸면 됩니다. 식품 형태의 저용량(500mg 이하)은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콜라겐은 먹어도 흡수가 안 된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A. 흡수가 안 된다는 말은 분자량이 큰 고분자 콜라겐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5,000달톤 이하로 분해된 저분자 가수분해 콜라겐 펩타이드는 소장에서 흡수가 가능하다는 연구 근거가 있습니다. 제품 라벨에서 "저분자" 또는 "가수분해" 표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비타민 C를 소량 함께 복용하면 콜라겐 합성 효율이 더 높아집니다.

     

    Q. 크레아틴을 먹으면 신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A. 크레아틴을 섭취하면 대사 후 크레아티닌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혈액검사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지만, 이것이 신장 기능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연구에서 크레아틴이 신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단, 기저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의사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저녁에 달리는 러너라면 영양제를 어떤 순서로 먹어야 하나요?

    A. 제가 지금 실천하는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운동 1~2시간 전: 저분자 콜라겐 + 단백질 + 저용량 비타민 C(100mg 내외). 운동 직후 8시간 이내: 자연 식품(파프리카, 베리류 등) 위주로만 먹고 고용량 항산화제는 피합니다. 다음 날 아침(운동 8시간 이후): 고용량 비타민 C 섭취. 크레아틴은 타이밍 무관하게 매일 일정량씩 꾸준히 복용합니다.

     

    결론

    러닝을 시작하면서 저는 단백질만 열심히 챙겼습니다. 그게 운동 영양의 전부인 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관절 피로가 풀리지 않고, 페이스를 조절해 천천히 달려봐도 기대만큼 나아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먹는 것의 종류보다 타이밍이 결정적이었고, 근육이 아닌 건과 인대를 위한 재료를 전혀 안 챙기고 있었습니다. 활성산소는 무조건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닙니다. 운동 후 8시간의 기회의 창을 살려야 미토콘드리아가 더 강해집니다. 저분자 콜라겐은 운동 전에, 고용량 비타민 C는 회복기에, 크레아틴은 매일 꾸준히. 복잡해 보이지만 루틴으로 만들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더니 관절 회복 속도가 달라졌고, 훈련 다음 날 컨디션이 분명히 좋아졌습니다. 혹시 지금도 운동 끝나자마자 고용량 비타민 C를 털어넣고 계신다면, 오늘부터 타이밍 하나만 바꿔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